Layer 2에서 발생하는 단일시퀀싱 문제와 해결

Layer 2는 Layer 1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였으나, 단일 시퀀싱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본 리서치를 통해 단일 시퀀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으로 등장한 공유 시퀀싱과 탈중앙화 시퀀싱에 대해 살펴보며 미래에 대해 조망해보고자 한다.

Layer 2에서 발생하는 단일시퀀싱 문제와 해결
Layer 2에서 발생하는 단일시퀀싱 문제와 해결
본 리서치는 고려대학교 블록체인 학회 - Blockchain Valley 활동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본 리서치의 원본은 이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문서와 원본 문서 간에 차이가 있을 경우 원본 문서를 우선적으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본 리서치는 블록체인 밸리 4기 신동현님, 블록체인 밸리 4기 황효준님과 공동으로 수행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신동현님과 황효준님의 가치있는 기여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Author : Minsoo Kim, Donghyun Shin, Hyojun Hwang
 —  Reviewed by Blockchain Valley Research Team

본 리서치는 학술적 연구 및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이 보고서에 포함된 어떠한 내용도 투자 조언이 아니며 투자 조언으로 해석되어서도 안됩니다.


TL;DR

  • Layer 2 솔루션은 Layer 1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방향 중 하나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단일 시퀀서를 사용한 구조에서 중앙화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공유 시퀀서와 탈중앙화 시퀀싱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고, 먼저 공유시퀀서는 여러 Layer 2 프로젝트가 하나의 시퀀서를 공유하는 구조이다. 이는 여러 프로젝트 간에 시퀀서를 공유함으로써 네트워크의 보안성과 완결성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트랜잭션 처리를 도모하는 시도이다. 공유 시퀀서의 도입은 중앙화 리스크를 분산시킴으로써 네트워크의 탈중앙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 탈중앙화 시퀀서는 다수의 시퀀서가 탈중앙화된 구조에서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보안적인 측면에서 중앙화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전체 시스템의 검열 저항성을 높이고자 한다. 탈중앙화 시퀀서의 핵심 아이디어는 여러 시퀀서가 분산된 형태로 운영되어 전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있다.
  • 현재 각 프로토콜이 선택하는 시퀀서의 구조는 프로젝트의 목표, 요구 사항, 성능 우선순위 등에 따라 다르다. 공유 시퀀서와 탈중앙화 시퀀서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젝트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한 시퀀서 구조를 선택해야 합니다. 레이어 2의 발전과 함께 두 구조의 기술적인 한계와 이점이 보완되고, 선택의 폭이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들어가며

이더리움은 사용자와 트랜잭션이 늘어나면서 확장성에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수는 정해져있는데 트랜잭션이 점점 늘어나면서 그 양을 초과해 버린 것이다. 늘어난 트랜잭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는 트랜잭션부터 처리되었고 이는 이더리움의 수수료를 높이고 속도를 느려지게 만들었다. 이후 이더리움 진영에서는 이를 해결하고자 레이어2라는 솔루션을 제시했다. 레이어2는 여러개의 트랜잭션을 레이어2에서 묶어서 처리한 후 레이어1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하나씩 처리되던 트랜잭션을 묶어서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와 비용에서 장점을 가지며 이를 이더리움에 기록함으로서 이더리움의 보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젝티브 프로토콜(Injective Protocol)이 이더리움 롤업 inEVM을 출시했으며 칸토(Canto)는 폴리곤 CDK를 이용한 ZK 레이어2로의 마이그레이션을 발표했다. 두 프로젝트는 모두 코스모스 SDK 모듈과 EVM 기반 텐더민트로 구축되었던 코스모스 기반 앱체인이다. 코스모스는 이더리움이 겪고있는 확장성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로 확장성의 해결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레이어2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코스모스 앱체인들은 현재 레이어2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레이어2는 현재 확장선 개선을 위한 솔루션으로 채택받고 있으며 많은 프로젝트, 사용자, 자금을 끌어들이며 생태계를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레이어2는 현재 단일 시퀀서에서 비롯한 중앙화 문제를 직면하고 있다. 시퀀서의 중앙화 문제는 트랜잭션 완결성, 보안, 그리고 낮은 검열 저항성과 같은 여러 문제를 유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여러 레이어2 프로젝트가 시퀀서를 공유하거나, 시퀀서 자체를 탈중앙화하는 시퀀싱 개념들이 제시되고 있다. 레이어2가 코스모스와 같은 이탈을 방지하고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일 시퀀서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따라서 본 리서치에서는 레이어2의 단일 시퀀서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책, 그리고 각 대안의 장단점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단일 시퀀서의 한계

단일 시퀀서란?

레이어2에서의 단일 시퀀싱은 하나의 시퀀서가 모든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메커니즘으로, 이 메커니즘은 모든 트랜잭션을 단일한 시퀀서(Sequencer)를 통해 처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단일 시퀀싱은 모든 트랜잭션을 큐에 순차적으로 추가하며, 이전 트랜잭션이 처리된 후에 다음 트랜잭션이 실행된다. 이로써 트랜잭션의 순서가 엄격하게 유지되며, 각 트랜잭션이 이전 트랜잭션에 종속될 수 있다. 단일 시퀀싱은 모든 트랜잭션의 처리를 보장하며, 어떠한 트랜잭션도 누락되지 않으며 상태 변화를 예측하기 용이한 방법이다.

이렇듯 단일 시퀀싱은 트랜잭션 처리를 간소화하고, 레이어2 내에서 효율적이며 안정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단일 시퀀서의 트랜잭션 처리 방법

다음 그림을 통해 단일 시퀀서가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SINGLE SEQUENCING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2)

단일 시퀀싱은 레이어2에서 한 개의 노드가 블록을 생성하고, 그 결과를 레이어 1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레이어2에서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해당 트랜잭션은 단일 시퀀서 노드로 전송된다. 시퀀서 노드는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레이어1에 기록한다.

단일 시퀀싱은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구현이 쉽지만, 단일 시퀀서 노드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보안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시퀀서 노드가 해킹당하면, 레이어2의 데이터가 위조될 수 있다.

단일 시퀀싱의 문제점

시퀀서 중앙화 문제

단일 시퀀서 구조는 모든 노드가 시퀀서 하나에 의해 제어되는 구조이다. 현재 거의 모든 주요 롤업 솔루션들이 중앙화된 자체 단일 시퀀서에 의존하고 있다.

  • Arbitrum — Offchain Labs
  • Optimism — OptimismPBC
  • StarkNet — Starkware

롤업 사용자는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로서 가지는 이점들을 무시하고, 중앙화된 시퀀서가 제공하는 Soft Confirmation을 신뢰하는 데 익숙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트랜잭션이 점점 레이어2 솔루션으로 옮겨감에 따라, 레이어1의 탈중앙화 구조가 단일 시퀀서라는 중앙화 구조에 종속되어 가는 것이다. 이는 탈중앙화, 무신뢰 기반이라는 블록체인 정신에 어긋나는데 그치지 않고, 기존 중앙화 구조의 문제점들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

또한 롤업 운영자가 트랜잭션 배치에 대한 전권을 갖는다는 것은, 차익이나 수수료를 극대화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순서를 조작하거나 사용자를 검열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뜻이다. 사용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선 사용자가 레이어1을 통해 직접 거래해야 하는데, 이는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레이어2의 존재 의의를 퇴색시킨다. 결국 롤업 사용자는 단일 시퀀서라는 제3자가 자신의 트랜잭션을 공정하고 온전하게 포함할 것이라 신뢰해야 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트랜잭션 완결성 이슈

롤업 솔루션은 사용자가 레이어2에서 요청한 트랜잭션이 누락되지 않고 레이어 1에 기록될 것이라는 완결성을 보장해야 한다. 시퀀서는 레이어1 네트워크에 전송할 모든 트랜잭션을 롤업 블록에 포함시킬 의무가 있다. 하지만 단일 시퀀싱 구조는 모든 트랜잭션의 처리가 단 하나의 객체에 의존하면서 Single Point of Failure(SPOF)가 존재한다. 만약 롤업 네트워크의 유일한 시퀀서가 오프라인이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레이어2 메인넷 자체가 셧다운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레이어2에서 레이어1으로 트랜잭션을 전송하는 과정에는 해당 트랜잭션이 유효한지 검증한 후 사용자에게 Soft-confirmation 피드를 제공하는 중간 절차가 존재한다. 이 때 시퀀서가 가동 중단될 경우 사용자가 레이어2에서 트랜잭션을 이미 생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어1에 완결되지 못한다.

이렇듯 다운이나 검열로 인해 시퀀서가 트랜잭션을 완결하지 못했을 때, 사용자가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이를 수정 또는 무효화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시퀀서 오작동에 대한 증명 메커니즘은 시퀀서를 제어하는 동일한 개체 즉, 해당 시퀀서를 운영하는 롤업 솔루션에 의해 제어되며 외부 당사자가 시퀀서의 잘못된 커밋에 이의를 제기할 방법이 완전하지 않다. 현존하는 단일 시퀀싱 구조의 롤업 솔루션은 어떻게 이를 대비하는지는 이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용자가 트랜잭션을 레이어 1에 전송하여 프로젝트 체인에 강제로 포함하는 셀프 시퀀싱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데, 이 경우 12시간 ~ 1일의 지연 시간이 존재한다. 최악의 경우는 시퀀서가 다운됐을 때, 사용자가 이용 가능한 메카니즘이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개선 방안

롤업 솔루션들은 위의 문제점들을 인정하며, 다양한 보완책을 통해 이를 개선하려는 시도를 보여왔다. 이를테면 Arbitrum은 FCFS(First Come First Serve) 모델을 통해 시퀀서가 임의로 순서를 조작할 가능성을 차단한다. Optimism은 허용된 시간 안에 트랜잭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유저가 직접 온체인 롤업 컨트랙트에 직접 트랜잭션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검열을 방지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의의인 탈중앙화로부터의 역행, 불가피한 SPOF 이슈 등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단일 시퀀싱 구조를 채택해온 가장 큰 이유는 롤업 솔루션의 의의인 확장성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중앙화된 시퀀싱 시스템을 유지 및 관리하는 것이 아래 소개할 대안책들보다 훨씬 저렴하고 빠르며, 쉽다. 대안책들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완전하지 않은 점도 이에 한 몫한다.


대안책의 등장

이러한 단일 시퀀싱의 한계로,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들이 제안되어 구현되고 있다. 본 글에서는 대표적인 대안책인 공유 시퀀싱 방법과 탈중앙화 시퀀싱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두 시퀀싱 방법은 상호보완될 수 있지만 본 글에서는 공유 시퀀싱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과, 탈중앙화 시퀀싱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각각 도출하여 비교하기 위해 이를 중첩하여 사용하는 “공유된 탈중앙화 시퀀싱”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공유 시퀀싱 (Shared Sequencing)

공유 시퀀싱은 여러 레이어2 에 트랜잭션 처리를 공유하는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트랜잭션을 분산하여 처리하고, 병렬 처리를 촉진하며 확장가능한 아키텍쳐를 구축함으로서 확장성이 향상된다. 다만 공유 시퀀싱은 레이어2 간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 다수의 레이어2 상태 머신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SHARED SEQUENCING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2)

공유 시퀀싱은 레이어2에서 여러 시퀀서가 함께 협력하여 트랜잭션을 시퀀싱하고, 그 결과를 레이어1에 기록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여러 시퀀서가 공동으로 시퀀싱을 관리하며,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이 트랜잭션은 여러 노드로 전송된다. 이 노드들은 트랜잭션을 동시에 검증하고,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그 결과를 결정한 후 레이어 1에 기록한다.

공유 시퀀싱은 보안성을 높이면서도 탈중앙화 시퀀싱보다는 더 효율적인 방식으로 레이어2의 작업을 처리한다. 한 노드의 장악이나 고장으로 인한 위험이 분산되기 때문에 공유 시퀀싱은 단일 시퀀싱보다 더 안전하다. 그러나 탈중앙화 시퀀싱보다는 복잡한 합의 메커니즘과 노드 간의 협력이 필요하며, 이에 따른 비용도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

다음은 공유 시퀀싱을 수행하고 있는 레이어2 프로젝트이다.

에스프레소 시스템

에스프레소 시스템은 공유 시퀀싱 레이어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다. 에스프레소 시스템은 Hotstuff 합의 알고리즘, Hotshot 시퀀서, 에스프레소 DA 레이어 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에스프레소의 Hotshot 시퀀서는 아이겐레이어의 스테이킹 된 ETH 토큰의 리스테이킹 기능을 활용하여 이더리움 보안을 적용받아 구현된다. 이에 아이겐레이어를 통한 보안 강화, Hotstuff 합의 알고리즘을 통한 빠른 완결성 제공, 독자적인 레이어2 컨트랙트 및 에스프레소 DA 레이어를 통한 롤업 트랜잭션 체결 등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갖추고 있다. 에스프레소 시스템의 트랜잭션 처리 방식은 다음과 같다. 트랜잭션이 시퀀서에 전달되거나 제출되면, 트랜잭션은 블록으로 시퀀싱되고, 롤업의 실행자와 증명자를 통해 다시 전파된 후 레이어 1에서 최종 확정한다. 또한 시퀀서는 컨트랙트가 블록을 인증하는데 사용하는 quorum 인증서와 함께 레이어 1 시퀀서 컨트랙트에 block commitment을 보낸다.

라디우스

Radius는 국내에서 시작된 공유 시퀀싱 레이어 프로젝트이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트랜잭션의 프라이버시와 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해 자체 시퀀싱 레이어에 타임락 퍼즐 암호화(time-lock puzzle encryption) 기술과 zk proof를 활용한 PVDE(Practical Verifiable Delay Encryption) 기술을 적용했다.
두번째는 Secret Single Leader Election 이다. 라디우스는 liveness를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밀 단일 리더 선출 메커니즘을 사용할 예정이다. 각 라운드마다 시퀀서를 비밀리에 변경함으로써 공격자는 미리 정해진 시퀀서에 대한 정보를 획득할 수 없다.
세번째는 Blockspace Optimization이다. 라디우스의 사용자를 보호하고 롤업 수익을 극대화하여 롤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블록스페이스 사용을 최적화하는 것을 목표한다. 이를 위해 라디우스는 블록을 상단 블록스페이스와 하단 블록스페이스의 두 섹션으로 나눈다. 상단 블록스페이스는 사용자 트랜잭션 전용으로, 사용자가 암호화된 트랜잭션을 시퀀서에 전송하는 곳이다. 이는 트랜잭션 순서의 조작을 방지하여 유해한 MEV와 검열로부터 사용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한다. 하단 블록스페이스에서는 트레이더를 위한 경매 기반 오픈 마켓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트레이더는 arbitrage, liquidations, backruns과 같은 MEV 거래의 번들을 생성할 수 있다. 그런 다음 트레이더는 입찰가와 함께 번들 거래를 시퀀서에 제출하고, 시퀀서는 블록에 포함할 입찰가가 가장 높은 번들을 선택한다.

탈중앙화 시퀀싱 (Decentralized Sequencing)

탈중앙화 시퀀싱은 중앙 조정이나 중앙화된 중간 관리자 없이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메커니즘이다. 이것은 레이어2에서 스마트 계약 또는 프로토콜을 통해 트랜잭션 순서를 결정하며, 보안과 중립성을 강조한다. 탈중앙화 시퀀싱은 블록체인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탈중앙화를 강화하며, 중앙화된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가장 보안성이 뛰어나지만, 합의 알고리즘의 복잡도가 가장 높다는 특징이 있다.

DECENTRALIZED SEQUENCING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3)

탈중앙화 시퀀싱은 레이어2에서 블록을 생성하고, 그 결과를 레이어1에 기록하는 권한이 모든 노드에 분산되어 있는 방식이다. 레이어2에서 트랜잭션이 발생하면, 해당 트랜잭션은 모든 노드로 전송된다. 노드들은 트랜잭션을 검증하고, 그 결과를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결정한 후 레이어1에 기록한다.

탈중앙화 시퀀싱은 가장 보안성이 뛰어난 방식이고, 탈중앙화 시퀀싱에서는 해킹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한계와 마찬가지로. 하지만, 합의 알고리즘의 복잡도가 가장 높고, 리소스가 많이 발생한다는 단점이 있다.


공유 시퀀서와 탈중앙화 시퀀서의 비교

보안, 완결성의 측면에서

보안 및 완결성 문제는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보안은 말 그대로 네트워크가 얼마나 안전한지를 의미한다. 완결성(Finality)은 트랜잭션이 변경 불가능한 상태로 완전히 처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보안이 충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으면 네트워크 공격 및 탈취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며 완결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트랜잭션이 완전하게 처리되지 않는다. 하나의 시퀀서는 하나의 시퀀서만 공격하면 됨을 의미하며 하나의 시퀀서가 작동을 멈추게 되면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SINGLE SEQUENCING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2)

하지만 만약 시퀀서가 10,000개가 된다면 10,000개의 시퀀서를 공격 해야하며 하나의 시퀀서가 작동을 멈춰도 9,999개의 시퀀서가 남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많은 수의 시퀀서가 탈중앙화된 상태의 시퀀서 셋을 구성한다면 보안 측면에서 매우 유리하다. 하지만 실제로 하나의 레이어2 프로젝트에서 시퀀서를 10,000개를 셋팅하는 것을 불가능에 가깝다. 과연 10,000개의 시퀀서를 구축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구축한다고 해도 10,000개의 시퀀서를 어떻게 선정할지도 고민이 될 것이다.

DECENTRALIZED SEQUENCING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2)

공유시퀀서의 개념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다. 만약 10개의 레이어2 프로젝트가 각각 100개의 시퀀서를 따로 구축했다고 가정해보겠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10개의 프로젝트가 각각 100개의 시퀀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10개의 프로젝트가 총 1,000개의 시퀀서를 공유하는 것이 보안 및 완결성 측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다. 100개의 프로젝트도 충분히 보안 및 완결성이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시로 100개라고 가정했지만, 만약 한 프로젝트가 5개의 시퀀서를 구축했다고 한다면 10개의 프로젝트가 50개의 시퀀서를 공유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 바로 이해 될 것이다.

검열저항성의 측면에서

위의 보안, 완결성 측면에서 비교해본 시퀀서는 제 3자가 임의로 검열하거나 중단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검열저항성의 측면에서도 비교가능하다. 검열저항성이 낮다는 것은 누군가 데이터를 검열하여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에 담긴 데이터는 수정, 삭제할 수 없고 불변함으로 기록되는 과정에서 검열에 대한 확인이 꼭 필요하다. 잘못된 정보나 데이터가 담겼을 때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레이어2의 단일 시퀀서는 낮은 검열저항성을 가지고 있다. 레이어2는 트랜잭션을 묶어 한번에 레이어1 컨트랙트에 기록하면서 저렴하며 비교적 빠른 속도를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레이어2들은 각각의 증명 방식을 통해 트랜잭션이 올바르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러한 레이어2의 트랜잭션 처리 방식은 개인의 참여를 어렵게 만든다. 개인이 트랜잭션을 묶어 레이어1 컨트랙트에 기록하고 증명 방식을 구현하기는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는 단일 시퀀서라는 하나의 주체가 검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그 검열이 옳은지 확인하기 힘들다.

이에 반해 탈중앙화된 시퀀서는 비교적 높은 검열 저항성을 유지할 수 있다. 시퀀서가 탈중앙화 되기 위해서는 하나의 주체에 얽매이지 않는 수많은 참여자가 필요하다. 수많은 시퀀서를 통해 시퀀서 셋을 구성하게 된다면 데이터를 검열하고 검증할 수 있는 주체가 늘어나게 된다. 공유 시퀀서 또한 탈중앙화 된 시퀀서를 구축하여 공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일 시퀀서를 사용한 공유 시퀀싱 레이어를 구축하는게 아니라면 검열 저항성 측면에서 단일 시퀀서 보다 뛰어나다.

속도의 측면에서

단일 시퀀서의 속도가 다른 대안책들과 비교하여 빠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더리움에서 TPS가 15로 제한된 L1을 보완하기 위해 단일 시퀀싱 기반의 Arbitrum, Optimism과 같은 롤업 솔루션이 등장했다. 현재 단일 시퀀서를 운영하는 두 솔루션은 TPS를 각각 2,000 ~ 40,000 까지 증가시켰다. 별도의 검증 절차 없이 state root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제외한다면 거의 즉시 트랜잭션을 실행한다.

공유 시퀀서의 경우에는 롤업 솔루션들이 시퀀서를 공유하게 된다. 공유된 시퀀서가 여러 롤업 솔루션의 시퀀싱을 담당하게 되면 당연히 처리해야할 트랜잭션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공유 시퀀서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단일 시퀀서 보다는 느려지게 된다. 많은 프로젝트들이 이러한 속도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지만 단순히 개념만을 놓고 생각했을 경우 이론적으로 공유시퀀서를 사용하는 네트워크의 트랜잭션은 처리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다.

탈중앙화 시퀀서는 여러 시퀀서들이 탈중앙화된 상태를 이루어 시퀀싱을 이루어내는 작업을 거친다. 이렇듯 탈중앙화 시퀀서의 경우 단일 시퀀서에 비해 롤업의 견고성이 보장된 탈중앙화 구조를 갖고 있지만, 롤업 블록을 확인하기 전에 많은 레이어2 노드가 투표해야 하는 경우 등 추가적인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한다. 이들의 시퀀서는 레이어1에서 합의를 위해 구현된 무수히 많은 노드들과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된다. 블록체인이 높은 보안과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탈중앙화된 노드들을 통해 합의를 이루어낸 것처럼, 레이어2에서도 시퀀서를 탈중앙화 하는게 맞지만 탈중앙화된 시퀀서는 속도 측면에서 매우 취약하다. 탈중앙화된 시퀀서가 존재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합의 과정을 통해 어떻게 트랜잭션을 정렬할지에 고민해야한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트랜잭션의 속도 저하로 이어진다.

MEV 추출 가능성의 측면에서

MEV는 블록 생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의미하며, 블록 내 트랜잭션의 포함, 제외, 순서 정렬 등을 통해 추출된다. 시퀀서는 트랜잭션을 레이어2에 배치하기 위해 롤업 블록을 생성하고, 이 블록(block space)을 판매하여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얻음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시퀀서의 역할은 트랜잭션의 순서를 정렬하여 레이어1에 제출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단일 시퀀서 구조를 가진 프로젝트 또는 관련 팀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따라서 중앙화된 단일의 시퀀서는 트랜잭션의 순서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권한이 부여되고, 롤업 솔루션의 시퀀싱 메카니즘에 따라 MEV를 추출할 여지가 있다. 만약 시퀀서가 악의적으로 행동한다면, 트랜잭션을 지연하거나 사용자로 하여금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일 시퀀서 구조에서 이는 완전히 검열될 수 없다.

단일 시퀀서 구조를 가진 일부 롤업 솔루션들은 특정 메카니즘을 통해 시퀀서의 권한 악용을 방지한다. 대표적으로, FCFS 모델을 가진 Arbitrum은, 트랜잭션을 수신한 순서대로 정확하게 블록으로 구성하여 시퀀서가 MEV를 추출할 가능성은 상당히 제한된다. 반면 Optimism의 경우, 자체 메카니즘을 통해 시퀀서의 의지에 따라 트랜잭션 순서를 조작할 수 있어 더 많은 권한을 갖는다.

공유 시퀀싱을 사용하게 되면 롤업 마다 트랜잭션 수수료가 다르기 때문에 크로스 도메인 MEV 추출 기회가 생긴다. 시퀀서는 수수료가 높은 트랜잭션을 먼저 처리할 것이고 이는 트랜잭션 수수료가 비싼 롤업 솔루션의 트랜잭션이 가장 먼저 처리됨을 의미한다. 물론 모든 공유 시퀀서가 MEV 추출이 가능 한 것은 아니며 MEV 추출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안중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는 없다.

반면 탈중앙화 시퀀싱의 경우 단일, 공유 시퀀싱에 비해 MEV 추출을 방지하기 용이하다. 누구든지 stake하면 무허가 형식으로 시퀀서로서 참여할 수 있다. 지분율이 곧 시퀀서로서 블록의 순서를 결정할 확률이 되며, PoS와 온체인 무작위성을 통해 리더(리드 시퀀서)를 선출한다. 만약 리드 시퀀서의 시퀀싱에 오류가 있거나 악의적인 조작이 있을 경우 페널티를 부과함으로써 MEV 추출을 방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리드 시퀀서가 블록을 생성하면, 레이어2의 consensus protocol에 참여하는 시퀀서들이 해당 블록에 동의하는 과정을 거친 후에 최종적으로 레이어1에 기록하는 과정을 갖는 유형도 있다. 이 경우, 레이어1에서 확정되기 전에 한 번 더 레이어2의 consensus protocol을 거치기 때문에 soft confirmation의 신뢰성이 높아지고, MEV 추출을 사전에 방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론 및 전망

각 시퀀싱 방법의 비교

이 글은 공유 시퀀서와 탈중앙화 시퀀서를 비교하고, 이 두 가지 시퀀서 접근 방식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의 보안, 완결성, 검열 저항성, 속도, 그리고 MEV(최대 추출 가치) 추출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CONCLUSION (Created by Minsoo Kim, 2023-11-23)

단일 시퀀서는 트랜잭션의 초기 구축과 트랜잭션의 속도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가지지만 중앙화 이슈로 인해 보안, 완결성 등에서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공유 시퀀서는 여러 프로젝트 간에 시퀀서를 공유하여 보안과 완결성을 강화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속도가 약간 늦어질 수 있으며 프로젝트에 따라 MEV 추출 가능성에 일부 제한 사항이 있을 수 있다.

반면, 탈중앙화 시퀀서는 탈중앙화된 구조를 형성하여 검열 저항성을 높일 수 있으며 MEV 추출을 방지하기 용이한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으나 처리 속도가 매우 낮아지며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최종적으로, 어떤 시퀀서를 선택할지는 프로젝트의 목표, 보안 요구 사항 및 성능 우선순위에 따라 다를 것이다. 각 시퀀서 접근 방식은 고유한 장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프로젝트의 특정 요구 사항에 맞게 선택되어야 한다. 이러한 선택은 각 레이어2 프로젝트의 단점을 보완하고 어돕션을 향하는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전망

단일 시퀀싱 구조와 공유, 탈중앙화 시퀀싱 구조는 이렇듯 상호 대치되는 장단점을 보인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보완될 가능성이 높은 공유, 탈중앙화 시퀀싱 구조의 단점들과 달리, 단일 시퀀싱 구조의 중앙화로부터 기인하는 문제들은 다소 치명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주요 롤업 솔루션들은 단일 시퀀서의 단점을 꽤 잘 보완해왔다. Arbitrum과 Optimism의 단일 시퀀서는 지난 1년간 단 한 번도 해킹된 적이 없을 정도로 높은 보안성을 보여주었고, 시퀀서 다운으로 인해 불편을 초래할지언정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킨 사례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자체 시퀀서를 운영하는 롤업 솔루션이 재단 또는 회사의 이미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감수하면서 트랜잭션을 조작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 시퀀서를 대체하려는 업계의 움직임은 지속되고 있다. 중앙화 구조에 기인한 문제보다, 중앙화 그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다. 레이어2의 롤업 솔루션은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레이어2로부터 단일 시퀀서에 의해 트랜잭션들이 검열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탈중앙화라 부르기엔 어려움이 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을지라도, 탈중앙화되지 않은 단일 시퀀싱 구조는 블록체인의 의의를 퇴색시킨다고 여기는 추세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최근 레이어2의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일 시퀀서를 운영하던 롤업 솔루션들이 점점 공유 시퀀싱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비트럼은 에스프레소 시스템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유 시퀀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으며 폴리곤, 옵티미즘은 에스프레소 시스템의 테스트넷에 통합되었다. 이를 보아 롤업들은 단일 시퀀서 해결의 솔루션으로 공유 시퀀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그 중 에스프레소 시스템이 선두 주자로 나아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테스트넷 단계이고 어떤 시퀀서가 최종적으로 시장을 이끌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롤업들이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공유 시퀀서 도입을 시도한다는 점은 충분히 주목할만하다.


참고자료